사진첩
시극2
소금인형
2007. 2. 28. 15:28
죽음이다.
성낸 해가 이빨을 갈고
입술을 붉으락 푸르락 소리없이 훌쩍이며
유린 받은 계집같이 검은 무릎에 곤두치고
죽음이다
만종의 소리에 마구를 그리워하는소
피란민의 마음으로 보금자리를 찾는새
다 검은 농무 속으로 매장이 되고
천지는 침묵, 한 덩이 구름과 같이 되다
죽음이다
아, 길 잃은 어린양아 어디로 가려느냐
아 어미잃은 새 새끼야 어디로 가려느냐
비극의 서곡을 리프레인하듯
허공을 지나는 숨결이 말하더라
아, 도적놈이 죽일 숨 쉬듯한 미풍에 부닺혀도
설움의 실패 꾸리를 품기쉬운 나의 마음은
하늘 끝과 지평선이 어둔 비밀실에서 입 맞추다
죽음이다
죽음이다. 부드럽게 뛰노는 나의 가슴이
주전 빈랑의 미친 발톱에 찢어지고
아우성치는 거친 어금니에 깨물려
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