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노트
만만한 여자 (2009. 6. 21. 일)
소금인형
2009. 6. 23. 10:22
나는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시선을 끄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늘 부담스러웠다.
나는 내 주장만을 강하게 드러낸 적도 없었고
누군가를 크게 탓하지도 않았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이해하려 했었고
누군가 나에게 칼날 같은 말을 해도
방패로 막을 뿐 같이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런대 요즘 몇 몇 사람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어머 그래요. 왜 그렇게 생각해요?”
상대는 내가 색깔이 분명하기 때문이라 했다.
나는 더 벙벙해졌다.
나 같이 색깔 없이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사는 법이 아직도 서투른 나는 친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말도 잘 못한다. 그래서 가끔 도도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만만하지 않는 여자라는 말에는 참 많은걸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만만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내가 상대방을 만만하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