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노트
충격(2009. 7. 13. 월)
소금인형
2009. 7. 14. 07:01
언제나 그렇듯 환승역인 반월당역은 혼잡했다.
나는 그곳에서 사람들에 밀려 빨려가듯 지하철을 탔다.
조금은 피곤한 마음에 자리가 있나 싶어 둘러보았지만 저녁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각의 차안에는 자리가 없었다.
경대병원 역에 왔을 때 몇 사람이 내렸다. 빈자리가 있어 몸을 돌리는 순간 대학생인 듯 한 남학생이 그곳으로 걸어갔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그때 그 학생이 나를 보더니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아닌가
충격이었다. 내가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나 싶어 차창에 내 모습을 비춰보기까지 했다.
괜찮으니 학생이 앉으라며 거부를 하고 있는데 맞은편에 또 하나가의 자리가 생겼다. 결국 학생과 나는 마주보며 앉았다. 리시버를 귀에 꽂고 무언가를 열심히 듣고 있는 학생을 보며 생각을 했다.
학생이 가정교육을 잘 받은 걸까? 내가 나이가 들어 보이는 걸까?
집으로 돌아와 세 남자에게 오늘 있었던 말을 했다.
첫째 남자는 그냥 웃었고 둘째와 셋째는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 순간 내가 받은 충격을 생각하며 “엄마 나이 정도의 사람에게는 자리를 양보 안해도 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 아들들 착하기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