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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국 (2009. 9. 18 금) 본문
제주도는 사람이 죽으면 1년동안 매달 초 하루날 아침에 제를 올린다.
아직 윤회봉사의 흔적이 남아 있어 제를 올리는 음식은 아들 딸 구분 없이 돌아가며 준비한다.
시댁은 3남 3녀이다. 아직 미혼인 막내 도련님을 제외한 5남매가 돌아가면서 음식을 장만하니 1년에 두번씩 하는 셈이다.
팔월 초하루 날은 어머님의 마지막 제이면서 음식은 우리집 담당이다.
마당으로 들어서니 꽃밭에 가득했던 꽃들이 보이지 않았다. 철마다 꽃을 뿌리던 안주인이 없는 마당은 삭만했다.
대신 대문 앞이 있어야 할 요 귀여운 녀석이 현관 가까이로 이사를 와서 반겨주었다.
쯧쯧.. 사람이 그리워서인지, 시골 개 답게 순박해서인지 낯선 나를 보고 짖기는 커녕 꼬리를 흔든다
이래서 우째 집을 지킬려고.
근데 요녀석 슬프게도 이름조차 없단다.
순박한 이름 하나 지어줘야겠다. 뭐가 좋을까
마루에서 내다본 뜰과수원 풍경은 그대로이다.
한가로운 햇볕이 뒹글고 방목하는 바람들이 가끔 다녀간다.
이 고즈넉한 분위기가 외롭기 보다는 아늑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내가 살 지도 모른 곳,
아득한 옛날
어떤 인연으로 신라가 고향이었던 며느리는 이곳 탐라국까지 오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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