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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람 본문
돌사람
김남조
눈 오는 광야의 쓸쓸함이라더니 앙상히 얼어붙은 벌판에 너 썼음을 사람아 네 이름 정확히 돌이언마는 네 이름 서러운 비문이언마는 꽃 한 송이 피워주소서 불 같이 붉은 생명같이 붉은그 전날 그리움에 몸 바쳐 죽었던들 오늘의 이 비통은 몰랐을 것을 검은 머리단 잘라라도 드리리 낡은 무명치마 헐어진 고무신도 버리려는 황량한 이 가슴 살펴주소서
너는 돌사람 얼은 서걱이는 찬 산 허리에서 더운 가슴 헤쳐품고 품으면 눈물 글썽 맺히누나 그래도 돌사람 어쩌자고 넝쿨저리 자라는 그 전날 사랑이라 부르던 마음 지금도 사랑이라 부르는 마음
사람아 열 백번 더 태어나도 나는 슬퍼 할 것을 피가 욕되어선지 슬퍼할 것을 아아 네 옆에 나도 돌로 섰으리 휘영청 달 밝은 밤에 너와 나 서리 같은 상복을 입고 섰자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