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표범 여인/문혜진
낯선 여행지에서 어깨에 표범 문신을 한 소년을 따라가
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검은 표범 여인 본문
하루 종일 뒹굴고 싶어
가장 추운 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섹스를 나누다
프러시아의 스킨헤드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아도 좋겠어
우리는 무엇이든 공모하기를 좋아했고
서로의 방에 들어가 마음껏 놀았어 무례함을 즐기며
인스턴트 커피와 기타의 선율 어떻게 하면 인생을 망칠 수 있을까 골몰하며
야생의 경전을 돌려 보았지
그러나 지금은 이산의 계절
우리는 춥고 쉬 지치며 더,더,더, 젊을을 질투하지
하지만 네가 잠든 사이 나는 허물을 벗고
스모키 화장을 지우고 발톱을 세워 가터벨트를 푼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사로잡힌 자의 눈빛으로 검은 표범의 거처에 스며들 거야
단단한 근육을 덮은 윤기 흐르는 검은 벨벳,
흑단의 전율이 폭발할때까지
이제 동굴보다 깊은 잠을 자야지
도마뱀자리 운명,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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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내재된 동물적 본능을 박제시키는 현대문명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언어는 도발적이다.
다소 반항적이고 삐딱하지만 상징은 건강하다. 기존의 방어적인 여성 시와는 사뭇 다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