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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나는 집으로 간다. 본문

푸른 노트

작가노트-나는 집으로 간다.

소금인형 2007. 12. 1. 22:39

작가노트-나는 집으로 간다.


바람을 피해 잠시 들어간 갤러리에서 나는 그림 하나와 마주쳤다.

흐릿한 그림이 내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세상은, 삶은 언제나 흔들린다. 풀도 바람에 흔들리고 사람도 허허로움에 흔들린다.

친구가 떠올랐다. 허허로움에 끝도 모르고 내 달렸을 그녀.

고해하듯 속내를 털어놓으며 떨어뜨린 푸른 눈물은 제 자리를 찾기 위한 몸짓이었음을 나는 안다. 흔들림은, 갈등은 제 자리를 찾기 위한 희망의 끈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길 위에서 서성거렸다. 버거운 짐도 부려놓을 수 있고, 어지러운 꿈도 잠재울 수 있는 집이란 공간을 잊어버리기 시작하면서.

친구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갤러리에서 지붕과 벽이 분리되어 있는 추상화를 보며 현대인이 갖는 집(가정)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전보다는 훨씬 더 편리하고 화려해진 집에 살면서도 사람들은 많이 행복해 하지도 않았다. 더 많이 그곳에 머무르지도 않았다.

물질로 채워지는 공간만큼 사람들이 작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을이다.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으려는 분주함에 조금은 스산한 계절이다.

바람 따라 뒹구는 낙엽도 때가 되면 어느 곳에 머물며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사람들도, 나도, 집으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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