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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만한 봄(2010. 4. 25. 일) 본문
봄은 이맘때가 가장 좋다.
목련, 개나리 벚꽃들이 앞 다투며 꽃피는 화려한 봄날도 좋지만
성급한 꽃들 한풀지고 나무에 물기 오른 게 보이는 4월의 봄.
잎들은 짙은 초록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약한 연두도 아닌
잘 여물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색으로 다가오는 봄.
봄빛이 좋아 자인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가는 곳곳에 복사꽃들이 피어 눈길을 머물게 했다.
산 아래 차를 세워놓고 반룡사를 향해 천천히 걸었다.
눈에 띄는 봄나물과 들꽃을 바라보며 그들의 이름 하나 하나 부르다보니
벌써 절 입구에 닿았다.
순하기로 이름난 개가 새끼를 낳아 핥고 있었다.
얼마나 앙증맞고 이쁘던지 폰카를 찍으려고 다가갔는데
어미가 경계하는 눈빛이 사납다. 숨소리도 거칠어진다.
괜히 산모 심기 건드리는 것 같아 포기하고 돌아섰다.
반룡사의 정자에 앉아 남편과 한동안 볕바라기만 하고 돌아왔지만
마음은 아주 충만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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