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어찌할 수 없는 소문/심보선 본문
어찌할 수 없는 소문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매번 오고야 마는 것이 미래다 미래는 원숭이처럼 아무 데서나 불쑥 나타나 악수를 권한다 불쾌하기 그지없다 다만 피하고 싶다.
오래전 나의 마음을 비켜간 것들 어디 한데 모여 동그랗고 환한 국가를 이루었을 것만 같다 거기서는 산책과 햇볕과 노래와 달빛이 좋은 금실로 맺어져 있을 것이다 모두들 기린에게서 선사받은 우아한 그림자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쉽고 투명한 말로만 대화할 것이다 엄살이 유일한 비극적 상황일 것이다.
살짝만 눌러도 뻥튀기처럼 파삭 부서질 생의 연약한 하늘 아래 내가 낳아 먹여주고 키워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이 불쌍한 사물들은 어찌하다 이름을 얻게 됐는가.
그렇다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 살아 있음을, 내 귀 언저리를 맴돌며, 웅웅거리며, 끊이지 않는 이 소문을,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 존재란 무엇일까 ? 이시를 한참 들였다봤다. 나의 존재는? 내가 알고 있는 그들의 존재는? 어쩌면 다 허상이 아닐까 이 화두를 가슴에 넣고 몇 시간째 숙성시키고 있는 중이다. |
'시읽는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전북일보신춘문예 시 당선작 (0) | 2011.02.07 |
---|---|
사평역에서-곽재구 (0) | 2010.12.19 |
메르세데스 소사/구광렬 (0) | 2010.07.01 |
혼자가는 먼집/허수경 (0) | 2010.06.21 |
나는 생이란 말을 얼마나 사랑했던가/이기철 (0) | 2010.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