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메르세데스 소사/구광렬 본문

시읽는 기쁨

메르세데스 소사/구광렬

소금인형 2010. 7. 1. 17:00

메르세데스 소사*

 

                                             구광렬

 

  

  1.

  지구반대편 구석에서 노래 한 줄로 깨달았습니다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있건만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있다는 걸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묵묵히 구석은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는 걸

 

  수평선에도 구석이 있고

  그 면도날 같은 파도의 한 줄 구석에도

  등짝을 곧게 펴는 고기들이 산다는 걸

 

  갈대의 울부짖음을,

  못에 박힌 빈 바가지의 달가닥거림을,

  구석에서 태어난 바람은

  입이 꽉 틀어 막힌 것들을 대신해 소릴 내 준다는 걸

 

  그 바람 앞에선

  작고 낮을수록 더 떳떳할 수 있다는 걸

 

  2.

  사람의 목구멍이

  골짜기란 걸 알았습니다

  물이 흐르고 새가 지저귀고

  꽃이 피는

 

  사람의 목소리가

  바람이란 걸 알았습니다

  물소리, 새소리, 꽃향기를

  코, 귀에까지 실어다주는

 

  사람들의 삶이

  조각조각 퍼즐이란 것도 알았습니다

  한 조각만 빠트려도

  문제를 풀 수 없는

 

  아, 골짜기에서 바람이 불듯

  사람의 목구멍에서

  노래가 치솟음을 보았습니다

 

  그 노래,

  떨어져나간 퍼즐조각 같은

  목숨들을 불러 모아

  또 한 번 神의 얼굴로 풀어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