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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판소리 -꽃구경(2009. 12. 29 화) 본문
장사익의 목소리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소낙비가 쏟아 붓던 여름, 어느 주막집에서 친구들이랑 막걸리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하는 나는 한모금의 술로도 취기가 확 느꼈다. 그리고 내 귀에 잔잔하지만 큰 울림으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내 몸을 전율에 떨게 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마치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소리꾼의 마지막 목소리가 저럴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노래에서는 애절함과 비장미가 교차되어 들려왔다.
라이브로 들은 그의 노래에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마흔 여섯에 노래를 시작해서 이제 예순 한 살인 장사익의 삶의 여정이
여과 없이 노래에 담겨있는 탓일까
그가 부르는 노래에 눈물이 비치다가도 다시 냉정해지고 그러다 다시 어깨가 들썩여졌다.
마치 삶의 장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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