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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민이(2009. 12. 21. 월) 본문
남동생 내외가 결혼 5주년 해외여행 간다고 두 돌 된 질녀를 맡겼다.
딸애라 그런지 애교도 많고 여간 똑똑하지 않다.
귀저기를 차고 있으면서 모르는 동요가 없고, 대답도 혀를 내 두를 정도로 잘한다.
심심해진 내가 태곳적부터 내려오던 진부한 질문을 했다.
“민이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두 돌 된 질녀 내 예상을 뒤엎고 단마디로 나의 유치함을 정리해준다.
“엄마, 아빠 다 쪼아”
헉 여간 내기가 아니다.
그럼 할머니가 좋아 고모가 좋아
“할머니 고모 다 쪼아”
헐. 응용력 까지.
“민아 소파에 있는 리모콘 고모줘”
귀찮은 듯 “이거보자”
새삼 기저귀가방에 우유병 들고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 까닭에
두 돌 된 질녀와 이러면서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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