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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깨달음 본문

푸른 노트

슬픈깨달음

소금인형 2015. 3. 2. 21:15

뱃속의 아기가 아들이라며 프엉이 부른 배를 쓰다듬었다. 남편과 시어머니님이 무척 좋아했을 거란 내말에는 대꾸도 없다. 산달이 다 되어가니 친정어머니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하긴 물설고 낯선 이국땅에서 홀로 산고를 겪을 생각에 겁도 나리라. “프엉 선생님이 순풍 아기를 잘 낳는 체질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한번 껴안아주면 순산할거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공부하자며 책을 펼치는 나를 보며 프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나 알아요. 우리 아기도 한국 여자랑 결혼 못해요. 남편이 돈 없어 베트남 여자와 결혼 했듯이 우리 아기도 그럴 거예요” 그녀의 굵은 쌍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무슨 말을 하느냐며 절대로 그런 일 없다고 말하는 내 목소리가 눈치 없이 흔들리더니 받침 없는 꽃잎처럼 허공에서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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