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읽는 기쁨 (46)
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
時論/서정주 바다 속에서 전복 따 파는 제주해녀도 제일 좋은 건 님 오시는 날 따다주려고 물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둔단다 詩의 전복도 제일 좋은 건 거기 두어라 다 캐어내고 허전하여서 헤매이리오? 바다에 두고 바다 바래여 詩인 것을.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 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
고인돌 명상 이수익 죽어서도 여태 무거운 돌 떠받치고 누웠으니 네 생전 삶도 그리 가볍지는 않았나보다 한생 돌칼이나 돌 도끼 들고 헤맬때 우레 소리에도 마냥 놀라 굴속으로, 굴속으로 숨어 어둠앞에 숨죽였던 너는 참 보잘것 없는 한 마리 짐승 그렇더라도 밤이면 아내나 새끼들 껴앉을 줄 알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