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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듯 본문
봄 같은 날씨다. 남편의 명퇴로 대추밭을 샀다는 친구의 초대를 받았다. 우리는 과수원 한쪽에 숯불을 피워 삼겹살을 구웠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의 장난에 따라 연기를 피해 고기를 먹느라 요리조리 옮겨 다녀야 했다. 며칠 가지치기로 몸살이 나서 병원에 갔다 온 친구의 남편 몇 달 안 본 사이 많이 늙어 있었다. 봄 같은 날씨지만 바람의 끝이 순해지려면 더 기다려야 하듯 친구네의 삶도 훈풍이 불려면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봄 인듯 봄 아닌 봄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