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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세계신인상 심사평 본문

푸른 노트

수필세계신인상 심사평

소금인형 2006. 5. 19. 20:48

1. 2006년 상반기 신인상 심사 결과

▪ 당선작

  -이미경의 ‘모자이크’ 외5편(대구),

2. 심사위원

  ▪정진권, 정목일, 최원현(진행 및 심사평) 

3. 심사평

  

이미경의 수필 6편은 모두 나름대로의 완성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특히 이미경의 수필에선 극도로 감정이 자제되고 있다. 그래서 깊은

사고와 객관적 문장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심리묘사가 놀랍도록 차분하고

적확(適確)하다. 그래서 글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게 한다.

이만한 내면적 공력이면 다양한 수필을 구사할 수 있겠다.

  또 하나 서두에서 본문으로 전환하는 폭이 커서 생소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지만 반전의 효과로 극적 기대와 흥미를 촉발 시킨다.

그 긴장감으로 다음 문장을 기다리게 한다.


 <갈등>에선 추리소설을 읽듯 독자가 내용을 좇아가게 한다. 살아있을 때의 신앙 갈등이 죽어서까지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전의 그녀에게서 받았던 느낌과 사후의 그녀에게 느끼는 마음 모두가 살아있는 내 몫이 되어 갈등을 마무리 한다.

 <울타리>는 삶에 있어 최소한의 방어만 하면 되는 것이 울타리인데 그것이 높이에 따라 담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담은 공격형이 되어 소외와 단절을 만들고 그것은 삶이라는 어울림의 미학을 깨트리게 된다. 울타리와 담은 비단 높이만의 차이일까를 생각해 보게 하는 수필이다.

 <모자이크>에선 ‘제 색깔을 고집하지 않는다, 타인을 인식하며 어울릴 줄 아는 너그러움’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가 하면 적당한 거리가 주는 긴장감과 조화를 벗어나면 ‘크게 찢어진 노란 종이는 대륙생성을 꿈꾸다가 섬이 된 듯 고독해 보이고, 작게 붙여진 두개의 점은 지각변동으로 섬이 된 듯 쓸쓸해 보’이듯 거리와 조화의 중요성을 작가의 생각으로 모아내고 있다.

<번뇌>는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과 결정이 후회를 낳게 되는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고, <섬>은 중풍의 어머니를 보면서 ‘어머니의 세상살이도 소통되지 않는 것을 향한 빈 손짓이었’고, ‘빈 손짓에 지칠 때쯤 사람들은 소통의 길을 막아버리고 섬이 되어가는’ 모습의 우리 삶으로 그려내었다.

 <균형잡기>는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삶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미경의 작품은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수필이란 감동이 없으면 맥이 빠진다. 감동은 수필의 생명이다. 설명이나 풀이나 이해나 느낌에 앞서 무언가모를 찡한 느낌으로 와 닿는 것이 필요한 것이 수필이다. 이러한 감동이 바로 문학성이 된다. 한 편의 글은 만들어지는 것으로 사명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그냥 놔두어도 향기로움이 느껴지는 음식처럼 그 맛과 멋과 품향이 은은히 풍겨날 때 좋은 수필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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