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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지만 나 보다는 남들에게 조금 더 시선을 돌리며 살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느끼며 살아야지
2011년을 돌아보면 나 자신에게 충실했던 해였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정2급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많은 사색을 했으며 여행도 짬짬이 했다. 어찌 보면 의식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했던 가장 행복했던 해였다. 그 탓에 친구와 지인들에게는 조금 소원해진 ..
나무의자/이미경 아픈 몸을 한 늙은 신을 보는 것 같아 애잔하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평화로운 숲에서 고목이 될 줄 알았는데, 우리 집과 인연이 되어 이곳저곳을 떠돌다 떠나는걸 보니. 고대광실 대들보나 조용한 암자의 기둥이라도 되었으면 부초처럼 살진 않았을 텐데, 한평생 누군가..
미완성을 위한 연가 김승희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어야 하리 하나의 슬픔이 시작되려는 저물 무렵 단애 위에 서서 이제 우리는 연옥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고 서로에게 깊이 말하고 있었네 하나의 손과 손이 어둠 속을 헤..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
늦가을 오후/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를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