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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은행가서 내가 까맣게 잊고 있었던 통장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잔고도 꽤 빵빵했는데. 심해지는 건망증을 탓하며 울어야하나 공돈 생긴 걸 좋아해야하나 헛갈리는 하루
봄은 이맘때가 가장 좋다. 목련, 개나리 벚꽃들이 앞 다투며 꽃피는 화려한 봄날도 좋지만 성급한 꽃들 한풀지고 나무에 물기 오른 게 보이는 4월의 봄. 잎들은 짙은 초록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약한 연두도 아닌 잘 여물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색으로 다가오는 봄. 봄빛이 좋아 자인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가끔 잠깐의 인연을 맺었던 사람에게서 안부 문자를 받는다. 일 년에 한두 번 만날까 말까한 사람으로 문자를 받을 때면 참 신선하다. 잊지 않고 있다는 표현이어서 감사하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몇 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짧은 인연이었지만 내가 아주 좋은 느낌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다. 언젠..
투명인간 놀이 / 이미경 질녀는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나와 동생들은 투명 인간이 된 것 같아 씁쓸해졌다. 집안에 행사가 있어 4녀1남이 모이는 날은 세 돌이 지난 질녀의 몸값이 상종가로 치솟는다. 조카들만 있던 집안에서 질녀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기 때문이다. 우당탕거리며 몸 개그를 보여주던 ..
오랜만에 느긋한 마음으로 카페 여기저기를 둘러보다보니 세시간이 흘쩍 지났다. 컴퓨터가 대때로 나에게는 필요 악인것 같다. 오후에 이유리선생님 병문안을 갔다왔다. 이번 수술로 몰랐던 자신의 몸의 상태를 알게 되었서 꼭 나쁘지만은 않는 결과같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유리 선생님도 결과적으..
한국 문단에 새로 등록되는 작가의 수는 해마다 증가일로에 있다. 우리 수필계의 사정 역시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일까? 워낙 많은 경우의 글들이 소개되다보니 이젠 소재빈곤의 현상마저 보인다. 각 계층 간의 시각차를 통해 전개되던 다양한 글의 패턴은 무너지고, 단순한 일상을 표현한 잡문 형식..
수필구성의 두 가지 사례 김규련 非無非有의 멋 수필은 본 대로 느낀 대로 아무나 쓸 수 있다고 한다. 수필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은 수필문학의 출현과 동시에 있어온 것 같다. 김진섭은 수필을 ‘산만(散漫)과 무질서(無秩序)의 무형식(無形式)을 그 특징으로 삼고 스스로 느끼고 보고 들은 바를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