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소금인형의 수필 (61)
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감기 느닷없이 찾아온 감기에 적이 당황스러웠다. 재채기가 연이어 나오더니 콧물까지 줄줄 흘렀다. 오한이 들면서 삭신이 쑤셔왔다. 허리는 끓어질 듯 아프고 팔은 아프다 못해 저리기까지 했다. 감기 바이러스가 머리를 마구 흔드는지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아침에 목이 조금 부어 따..
다문화와 커피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한 시간쯤 늦을 거라 했다. 이미 약속 장소인 지하철역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난감했다. 집으로 다시 되돌아갔다가 나오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는 수 없..
고인돌 앞에서 거대한 회색 콘크리트 숲인 아파트 안의 고인돌 앞에 서 있다. 기원전 2000년 전, 이곳은 움집이 나란히 어깨걸이하고 있던 정겨운 촌락이었으리라. 네 개의 바위는 아파트 한 쪽 귀퉁이에 있었던 까닭에 이사 온 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내 눈에 띄었다.‘지석묘군’이라는 ..
내복 패션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웃었고, 남자들은 입을 요렇게 하고 소리를 냈어요.“ 흐엉이 뾰로통한 얼굴로 한 말이다. 흐엉은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이다. 생물학적 나이는 이십 대 중반이지만 한국에 온 나이는 한 살이 채 안 되었다. 그런 흐엉이 내..
봄비 비가 온다. 계절을 재촉하는 단비다. 봄비, 혼잣말로 중얼거려본다. 봄비는 다른 비와 달리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 동장군도 낭창낭창한 애교로 달래어 보내고 언 땅을 녹인다. 죽은 듯 있는 식물의 뿌리를 간질여 잎들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꽃에 색을 입힌다. 내리는 비를 한..
다문화와 커피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 한 시간쯤 늦을 거라 했다. 이미 약속 장소인 지하철역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난감했다. 집으로 다시 되돌아갔다가 나오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는 수 없..
딸기잼 플러스 물 닛차난은 나를 보자 무척 기다렸다 한다.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싶어 안색을 재빠르게 살펴본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기다렸다고 말하면 열에 아홉은 어떤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부부 싸움을 했든지 아니면 시어머니와 갈등이 심해 상담을 하고 싶다는 뜻이다.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