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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
時論/서정주 바다 속에서 전복 따 파는 제주해녀도 제일 좋은 건 님 오시는 날 따다주려고 물속 바위에 붙은 그대로 남겨둔단다 詩의 전복도 제일 좋은 건 거기 두어라 다 캐어내고 허전하여서 헤매이리오? 바다에 두고 바다 바래여 詩인 것을.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웠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 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
고인돌 명상 이수익 죽어서도 여태 무거운 돌 떠받치고 누웠으니 네 생전 삶도 그리 가볍지는 않았나보다 한생 돌칼이나 돌 도끼 들고 헤맬때 우레 소리에도 마냥 놀라 굴속으로, 굴속으로 숨어 어둠앞에 숨죽였던 너는 참 보잘것 없는 한 마리 짐승 그렇더라도 밤이면 아내나 새끼들 껴앉을 줄 알았..
승 천 시 : 이수익 내 목소리가 저 물소리의 벽을 깨고 나아가 하늘로 힘껏 솟구쳐 올라야만 한다. 소리로써 마침내 소리를 이기려고 가인은 심산유곡 폭포수 아래서 날마다 목청에 핏물어리도록 발성을 연습하지만, 열길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쉽게 그의 목소리를 덮쳐 계곡을 가득 물소리 하나..
비가 내릴것 같기도, 내리지않을것 같기도한 일기. 구름은 낮게 깔려 덥지 않아서 좋은 날 진영 언니와 심상훈 교수님 전시회에 갔었다. 동양화 하면 화선지에 그린 그림을 생각했는데 교수님은 무명천이나 비단을 그림을 그리셨다. (깔끔하면서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교수님의 그림들) 월출산 (광목,..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렸다. 첫딸인 나를 얻고 아름다운 경사라고(美 慶) 좋아하셨다던 아버지는 내 목욕만큼은 어머니를 도와같이 하셨단다. 세월은 흘러 뇌졸증으로 아버지는 정신도 몸도 많이 단순해지셨다. 그 좋던 풍체는 병원 생활 석달만에 앙상해져 눈물아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