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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감포행 뜻하지 않게 한 노파를 만났다. 얼굴에 진 주름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 사람. 신명이 나면 어깨춤을 들썩이며 부르는 트로트 간들어진 목소리 아니고 기교도 없는 노래이건만 그녀의 표정에서는 흥겨움 뒤에 묻혀있는 아픔이 절절히 배어나왔다. 욕을 장단..
덤- 제 값어치 외에 거저로 조금 더 얹어 주는 일. 또는 그런 물건 덤이라는 말에서는 정이 느껴진다. 돈과 물건 값이 평형을 이루지 않을 때 나오는 따듯함. 덤에서 느껴지는 메타포는 고향, 어머니 같은 여성성이 강하다. 오늘 덤에 관한 재미있는 말을 읽었다. 서방덤書房- [명사]자반고등어 따위의 ..
. ‘간단하게’ 의 기본형인 간단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1. 단순하고 간략하다. 2. 간편하고 단출하다. 3. 단순하고 손쉽다이다. 그런데 이 간단하게가 붙는 말 중 거부감이 드는 말이 있다. 우리식구들이 자주하는 “간단하게 국수나 해 먹자”는 말이다. 주부로서 하는 말이지만 국수는 간단히 먹을 수..
낭(狼)과 패(狽)/이미경 낭(狼)과 패(狽)/이미경 앞을 가로 막은 것은 자동문이었다. 사람이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위하여 틔워놓은 곳이 문이건만 제 본분을 잊은 듯하다. 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알리바바의 암호가 아니라 전자출입카드다. 아침에 깜박 잊고 그것을 방에 두고 나왔다...
<100년 만의 폭설, 하얗게 질린 도로> 라는 표현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한 날이었다. 아침부터 날리는 눈발을 보고 있는데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이라는 노래가 들렸다. 가사를 가만히 들어보면 서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니 것 같다. 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 노래를 가슴으로 이해하며 좋아 했는..
2009년의 제야의 종소리는 가물가물하게 들려왔다. 심한 몸살 때문에 먹은 약기운으로 깜박 잠들었다가 눈을 떴을 때 티브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아듀 2009년 고맙게도 2010년 해맞이는 아파트 옥상에서도 가능하다는 정보가 접수 됐다. 관리사무실에서 특별히 옥상을 개방한다는 것이다. 2010년의 해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