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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미경의 블로그 입니다
메르스 수업을 받는 아이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이를 두 주쯤 쉬게 하겠단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메르스가 걱정되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요즘 세상이 흉흉하기는 하다. 낙타를 통해서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메르스가 모든 것을 묶어 놓고 있다. 서울 있는 친구 말로는 거리..
연이 아빠 늦은 밤 ‘카톡’소리가 들린다. 6개월 전 한국어 수업을 받은 캄보디아 새댁에게서 온 문자이다. 사진과 함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내 왔다. 사진은 셀프카메라로 찍은듯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새댁 뒤로 앉은뱅이 의자가 조그맣게 보인다. 한국..
다문화 체육대회 다문화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다. 개회식 행사가 끝나고 운동장에 음악이 울려 퍼진다. 센터 선생님과 방문 선생님이 함께 추는 사감 댄스의 음악이다. 사감댄스란 서로에게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춤이다. 선발팀으로 나가게 된 나는 정신을 가다듬는다. 예닐곱 명의 ..
질량 보존의 법칙 /이미경 친구가 오랜만에 놀러 왔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컴퓨터로 주식거래를 해 왔다. 주식을 사서 단기적으로 팔아 시세 차익을 보는데 수입이 짭짤하다고 했다. 한창 수입이 좋을 때는 외국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명품 가방을 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런 친구를..
블루로드 푸른색만큼 양면성을 가진 색이 또 있을까? 희망과 우울함이 공존하는 색이다. 청운의 꿈이나 파랑새 같은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지만 차갑고 고요한 느낌 때문에 슬픔이나 우울을 상징하기도 한다. 흑인 영가처럼 슬픔이나 애환이 눅진하게 녹아나는 곡을 블루스..
와불 / 이미경 여행 일정을 바꾼 것은 순전히 와불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와불이라는 친구의 말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홍진도 아니고 부처님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와불 하면 운주사가 떠오른다.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천불천탑을 세우던 중 ..
외로운 섬들을 위한 소통 홍억선(수필가) 1. 인생은 모자이크다. 세밀하게 그려진 사실화도 아니고 뜻 모를 추상화도 아니다. 그 중간쯤의 화법으로 만든,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게 듬성듬성 점묘법으로 찍어놓은 점들의 조합이다. 마치 바둑판 위의 포석처럼 몇 개의 점들을 놓아두고, ..